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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일반/부동산 & 재테크

APT 폭락론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펌글)

by jaky7080 2011. 6. 1.

 

한국 APT 시장에 대한 버블론이 시장에 부각된지도 어언 5년은 된 듯하다.
APT 가격 폭락 불가피론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의 논리들 중 상당부분은 필자도 동의하는 편이다. 

그런데 일부 폭락 불가피론자들의 주장 혹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국의 APT 시장에 의미있는 하락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APT가격의 의미있는 하락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먼저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APT의 가격이 유독 급등한 이유를 살펴 보자.
 APT 보급률이 이토록 높고, 또한 APT가 중산층의 표준적인 주거공간으로 자리잡은 나라는 거의 없다. 많은 선진국에서 APT는 주로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APT는 선진국들의 APT에 비해 무엇이 다를까?
사실 필자도 이에 대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APT 가격의 상대적 강세가 현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APT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오해, 무지 혹은 투기에 기인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만일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APT 시장의 강세가 매매가격에서만 나타난다면, APT 매매시장에 오해 혹은 무지에 근거한 투기적 자본의 유입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APT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된다면, 그것은 투기적 요소 뿐 아니라 실수요적 측면에서도 APT가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메리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단독주택보다는 연립의 전세가격이 더 많이 올랐고, 연립에 비해서는 APT의 전세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

그것도 특정 시점에서 뿐 아니라 장기 시계열 상의 추세에 있어서.....

 이것은 APT라는 주거공간이 여타의 주거공간에 비해 무언가 상대적 우위를 지니고 있음을 웅변해 준다.

 그것은 APT의 보급이 상대적으로 지리적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주차문제, 조망권의 가치, 인근 문화공간 혹은 상권 등의 유리함 때문일 수도 있고, 공과금 상의 유리함 때문일 수도 있다.(실제로 APT의 공과금은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더 저렴함. 특히 가스비...)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APT 거주(소유 뿐 아니라 전세에 있어서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명확하다.

 이것은 주변의 여성들(특히 주부들)에게 물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립 혹은 다세대 등에서 살고 싶은지 아니면 APT에서 살고 싶은지....
 따라서 선진국들에서 APT는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주거공간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의 APT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는 단순도식적 결론은 타당하지 않다.

 다만 중층 이상의 APT단지들이 노후화된 이후(지은지 30년후), 사업성의 문제로 재건축이 제때에 추진되지 못한다면 그러한 APT단지들은 점차 슬럼화될 가능성은 높다. 

이상의 논의가 한국의 APT에 버블이 없다는 결론을 유출하기 위함은 단연코 아니다. 다만 그 동안 여타의 주택형태에 비해 APT의 매매가격이 더욱 많이 오른 것에는 투기적 요소 뿐 아니라 현실적 근거도 있음을 논하기 위함이다.

 2005년 이후의 수도권 APT 가격 상승세는 분명 실수요보다는 투기적 요소에 기인하는 바가 컸다. 투기적 요소에 의해 올랐다면, APT 특히 수도권의 APT에는 버블이 끼어 있다는 것인데, 어찌하여 아직도 의미있는 가격하락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첫번째는인구통계구조 및 가구수 통계상의 Peak Out 시점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은 주택시장에 두터운 잠재매수층이 존재한다.  2006년 ~ 2008년 상반기 동안의 APT 가격 급등기 때에 급등한 가격부담으로 인해 주택 구매를 미루어 온 사람들.... 이들은 그 동안 회사에서의 지위도 올라갔고 저축액도 증가했을 것이므로 주택구매여력이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되었을 것이다.  나아가 아직은 신혼부부들이 주택을 팔아야만 하는 노인세대들보다는 많은 상황이고......(오늘의 신혼부부는 수 년 후의 주택 잠재구매층이 된다)

  두번째 이유는, APT 가격의 부담스러운 상승에도 불구하고 APT가격 상승률보다는 가계소득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APT가격지수를 소득지수로 나누어 시계열을 돌려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격상승률이 유독 높았던 서울에서조차도,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소득 대비 APT 가격수준은 더 낮아졌다.이로 인해 APT가 중상류층 이상이 주로 거주하던 특화된(?) 주거공간에서 중산층들도 거주할 수 있는 표준적인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즉, APT를 매수할 수 있는 저변층이 중상류층 이상에서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장이자율까지 하락하니,  아직은 저축이 부족한 중산층들도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 은행빚을 내서 APT 매수대열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이고.......

 세번째 이유는, 아직까지 대출금리가 거의 최저수준이라는 것이다. 

 APT가격 상승률이 유독 높았던 서울에서도,비록 최근의 소득 대비 APT가격지수가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서 높은 수준에 있지만 소득 대비 APT 구매에 소요되는 대출이자금액 부담]은 사상 최저 수준에 있다. (위의 차트에서 붉은색 점으로 연결된 선이 소득 대비 대출이자부담 수준 추이를 나타냄)

 따라서 2006년 ~ 2007년에 약간 무리하여 APT를 구입한 사람도 지금은 그 당시에 비해 체감하는 이자비용 부담이 더욱 낮아져 있는 것이다.
소득은 늘어났고, 대출 이자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이기에..... 

  APT 가격에 대해서 뿐 아니라 가계신용(가계대출 + 판매신용)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한국경제의 2대 아킬레스건은 APT 가격과 가계신용이다. APT담보대출을 위한 가계대출이 너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의 증가 속도가 GNI(국민총소득)의 증가 속도에 비해서도 더욱 빨랐기 때문에 GNI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한 후 최근에야 횡보세로 전환하고 있다. 가계신용의 이러한 가파른 증가로 인해 가계신용은 한국 경제의 2대 뇌관 중의 하나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가계신용의 이러한 가파른 증가로 인해 가계들은 얼마나 고통받고 있을까?

  

 

 

[소득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이 상승한 것에 비해 시장이자율은 더욱 크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국민소득에서 가계 이자비용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시계열상 매우 낮은 위치에 있다. 그런데 국민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가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위의 차트에서 표시된 것보다는 약간 덜 하락했다.

 이를 보정하여 추세를 보기 위해 아래에서는 국민계정상의 국민소득 대신에 가계소득지출 통계 상의 가계소득으로 이자부담 수준을 추정해 보았다.

즉 이자부담은 [예금은행 가계대출평균금리 * 가계신용 / 가구수]로 산출하여 가구당 이자비용을 계산하였고, 가계소득은 월소득10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 (2인이상) 상의 평균소득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치는 다음과 같다.  

 역시 유사한 결론이 도출된다. 가계소득 대비 가계신용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자율의 하락으로 인해 가계소득 대비 이자비용 부담은 오히려 낮아져 있다.

 이상의 고찰에서 도대체 4막5장은 무엇을 주장하고픈 것일까?

APT 가격은 고평가되어 있고 향후 수 년 내에 커다란 시련이 도래할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뒤집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APT가격 폭락 불가피론자들은, APT가격의 폭락은 불가피하며 이미 시작되었고 시장금리 상승은 이를 더욱 재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두려움으로 연결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체시킬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준다. 그런데 기준금리 인상이 지체될수록 한국의 과잉유동성들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자산시장은 버블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버블을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된다.

 우리에게 남겨진 얼마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버블을 완화시키기보다는 버블을 심화시키다니....

 이 경우 수 년 후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

한국 경제는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경착륙과 이에 이은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수 년 후부터는 인구통계 및 가구통계의 쇠퇴 본격화 등이 겹쳐 외부충격을 감당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인구통계, 가계구조, 주택시장 잠재매수층, 소득 대비 APT 가격지수, 소득 대비 가계금융비용 부담 등등을 볼 때, 아직은 한국의 APT 가격과 가계신용 등이 시장금리 상승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은 체력이 될 때 부실과 버블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실시해야 하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흡수함으로써, 시중의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을 차단하고, 막연히 APT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과잉레버리지투자자들로 하여금, 향후의 APT 가격  상승이 대출 이자율은 커녕 인플레이션율보다도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전망을 확산시킴으로써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레버리지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더 나아가 소득 대비 APT 가격 수준을 지금보다 더 낮추어 놓음으로써 향후의 글로벌 충격이 도래하였을  경우 APT 가격이 단기간에 폭락할 여지를 줄여 놓고 등등등....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체력과 여건이 될 때 최대한 버블을 줄이고 부채를 줄여 놓아야 한다.
그래야 수 년 내에 글로벌 충격이 도래하였을 때에 한국 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다.